[이코노피플] '상공의날' 금탑훈장 고두모 대상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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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모두가 어려움을 참고 따라준 직원 덕이죠. " 제26회 '상공인의 날' 에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고두모 (高斗模.61) 대상㈜회장은 공을 3천여 종업원에게 돌렸다.

평소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가 훈장을 받게 된 것은 '성공적인 구조조정' 의 결과. 극심한 불황 속에서 어렵긴 모두가 마찬가지였겠지만, 高회장은 월급장이 회장으로서 핸디캡을 극복하고 과감한 결단으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끌고 나갔다는 평을 듣고 있다.

高회장이 전문경영인 출신으론 드물게 대표이사 회장이 된 것은 97년8월. 그는 지론인 '가치창조.가치파괴론' 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계획을 구상하던 차에 외환 위기가 터졌고, 그의 계획은 가속도가 붙었다.

첫 결단은 사료첨가제인 라이신 부분의 매각. 당시만 해도 흑자를 내는 알짜 기업 매각을 놓고 안팎의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이자가 40%까지 올라가는 상황에서 잔뜩 빚을 안고 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또 라이신의 국제가가 하락조짐을 보이는 것도 매각을 서두르게 된 계기가 됐다. " 高회장은 이렇게 회고했다.

독일 바스프사를 상대로 한 매각 협상은 단 9주만에 끝났고, 무려 6억달러 (당시 약 9천억원) 를 받고 라이신을 넘겼다.

이밖에도 지난해 대상교역.건설.마니커.음료와 미란다 호텔을 흡수합병하는 등 계열사를 14개로 줄이고 실적이 안좋은 사업은 과감히 처분해 나갔다.

한편으론 허리띠를 줄이면서도 "불황이 기회" 라고 판단, 판촉 활동은 공격적으로 펼쳤다. 97년 1백50억원이던 광고를 지난해 2백억원으로 늘린 것이 한 예.

이 결과 대상은 지난해 매출 1조1천2백억원에 순이익 1천8백억원을 내 상장사중 8위의 경영성과를 올렸다.

"얼마전부터 1백만개중 3, 4개 이상의 불량은 허용치 않는 '6시그마운동' 을 펼치고 있다" 는 그는 "올해는 구조조정의 방향을 양에서 질로 옮겨 대상의 기업가치를 극대화시키겠다" 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회사내에서 '대형 (大兄)' '두목' 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는 "감원.월급 삭감 등 희생을 감내해준 종업원들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못해 안타깝다" 고 덧붙였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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