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사 다룬 MBC새주말극 '장미와 콩나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MBC에서 주말극 공략 전략을 바꾸었다. 13일 밤8시에 첫 방영되는 새 주말극 '장미와 콩나물' (연출 안판석) .얽히고 설킨 애정관계가 아니라 소박하고 잔잔한 일상사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엔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전 주말극 '사랑과 성공' 과 크게 구별된다.

결혼 전과 후 달라진 여자의 모습을 상징하는 '장미와 콩나물' .제목에 얽힌 뒷얘기가 뜻밖이다. 인터넷 공모에 올라온 제목만 8백여개. 이중 결승까지 살아남은 건 '눈빛' '그녀의 향기' 등 10개. 결승에 빠졌으나 패자부활전에서 추가된 게 바로 '장미와 콩나물' 이었다. 11개 후보 중 인터넷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아 선택됐다.

시사회장에서 만난 정성주 작가는 "평범하게 속물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애정이 간다" 며 "제 인생도 장미 팔자보다는 콩나물 팔자였으면 좋겠다" 는 말로 집필의도를 대신했다.

드라마의 중심축은 아들만 넷을 둔 필녀 (김혜자 분) 다. 아들에게 "사귀는 여자는 고향이 어디니? 충청도 여자가 평안도 남자를 만나면 이렇게 산다" 며 남편 (김성겸 분)에게 기죽어 사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다가 둘째 며느리 미나 (최진실 분) 를 맞으며 인생이 바뀌어간다는 내용이다. 미나가 시어머니에게 인생의 '동지' 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미리 본 1회분은 템포가 경쾌하다. 김혜자가 털어놓는 사설조의 넋두리에다 군데군데 '부비트랩' 처럼 설치된 코믹 대사가 감칠 맛을 더한다. 하지만 시청자의 심금까지 울릴 지는 좀더 두고 볼 일.

화려한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네 명의 며느리에 전혜진.최진실.김규리.임경옥이 출연하고 전광렬.손창민.차승원.한재석이 이들과 짝을 맞춘다.

백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