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全大 앞으로'…지구당개편대회 대장정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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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민회의가 10일 전북 고창지구당 (위원장 鄭均桓사무총장) 을 시발로 지구당개편대회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4월말까지 전국 1백50여개 지구당에서 잇따라 열리는 이번 개편대회는 집권후 처음 갖는 전당대회 (5월 예정) 와 맞물려 있다.

전당대회에서 지도체제 개편이 예상되는 만큼 차기 당대표를 노리는 2인자군들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장 (場) 이란 점에서 이들의 발걸음도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당 개편대회는 '국민의 정부' 의 명운이 걸린 전대와 총선으로 가는 출발선인 셈이다.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이날 고창지구당 개편대회에서 김봉호 (金琫鎬) 국회부의장이 대독한 치사를 통해 5월 전대 (全大) 의 성격을 '16대 총선승리의 발판' 으로 규정했다.

金대통령은 치사에서 "내년 총선은 국민의 정부가 국정개혁을 차질없이 완수하느냐 여부를 가르는 중차대한 선거" 라고 독려했다.

여권 핵심부가 내년 총선을 얼마만큼 비중있게 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날 대회에서 차기 당대표 자리를 놓고 '수성 (守城)' 의 조세형 (趙世衡) 총재권한대행과 당대표 후보군중 한명인 이만섭 (李萬燮) 상임고문이 일합을 겨뤘다.

李고문은 "5월 전대는 국민회의가 동서화합의 전국정당임을 확인해 총선승리를 기약하는 대회가 돼야 한다" 고 강조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영남권 출신 대표가 나와야 한다' 는 얘기로 들렸다.

반면 趙대행은 전당대회에 정치적 의미부여를 피하면서 "실업대책.경제회생에 모든 힘을 집중하는 정책 전당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 역설했다.

현행체제 유지 희망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鄭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총재 - 권한대행으로 된 현행 지도체제를 총재 - 대표최고위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꺼내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전당대회 5월 개최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 일각에서는 전대 연기론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한 당직자는 "전대를 계기로 당이 새 모습으로 단장하고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며 "전대를 7, 8월로 늦출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고 했다.

전대 시기문제는 결국 金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지만 연기될 경우 지금 뛰고 있는 당 중진들의 행보도 맥빠질 수밖에 없다.

고창 =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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