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개각] ‘서한 파문’ 어수선한 군심 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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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방예산 고수를 위해 ‘서한 파문’을 일으킨 이상희 국방장관이 결국 물러나게 됐다. 정부가 3일 김태영 합참의장을 국방장관 후보자로 내정한 것은 서한 파문으로 어수선해진 군을 조기에 안정시키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군심을 결집해 우방과의 군사협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합참의장이 곧바로 국방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1996년 김동진 장관 이후로 처음이다. 서울 출신으로 이 장관의 경기고 4년 후배인 김 후보자는 폭넓은 군 경력을 쌓아왔다. 야전지휘관(23사단장·1군사령관)과 육사 교수, 국방부와 합참·육군본부의 정책·전략 분야 등을 두루 거쳤다. 합참의장 재직 시절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강도 높은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한·미 및 대북 군사 현안을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는 점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게 청와대 측의 전언이다. 영어가 유창하고 독일 육사에서 위탁교육을 받는 등 글로벌 마인드도 갖췄다. 마라톤 매니어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3월 합참의장 후보자로서 처음 가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할 기미가 있으면 핵기지를 (먼저) 타격하겠다’고 밝혀 북한이 한동안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국민이 안심할 국방 태세를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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