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빈혈약 93%가 불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임산부 빈혈치료제인 '훼리친제제' 93%가 불량 의약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훼리친제제는 철분 결핍성 빈혈이나 궤양성 대장염, 위.십이지장궤양 등 출혈성 질환 환자의 빈혈 치료에 쓰이는 약으로 말의 비장을 원료로 사용하게 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시판 중인 모든 훼리친제제 원료와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완제품 80개 품목 가운데 74개 품목 (65개사) , 원료 38종 중 23종 (23개사) 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식의약청은 불량 의약품을 제조한 SK제약 등 40개 업체에 대해 제조품목 허가취소하고 37개 품목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하며 해당 제품을 전량 폐기키로 했다.

적발 유형별로는 비장 성분이 규격에 맞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 약이 39품목, 허가되지 않은 방부제 성분이 검출된 약이 71품목 등이다.

식의약청 관계자는 분말 형태로 수입되는 훼리친제제 원료 수입.통관 과정에서 정밀검사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분말이 말 비장인지 소 비장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국내 제약사들이 이탈리아.뉴질랜드 등에서 말 비장보다 상대적으로 싼 소.염소.양 비장을 수입해 약을 제조해 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식의약청은 그러나 다른 동물 비장을 사용했다 하더라고 인체흡수율 등 약효가 약간 떨어질 뿐 위험한 것은 아니므로 이미 약을 복용했다 하더라도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박태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