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반한책] 곽지민 영화배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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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앙대 연극과 수시면접을 봤어요. 그런데 “최근 읽은 책과 감명받은 구절을 말해보라”는 거예요. 아버지께서 사다주신 『채근담의 지혜를 배우는 한 권의 책』(한림원)중 ‘덕은 도량에 따라 향상되고 도량은 식견에 따라 커진다’는 구절이 떠올랐어요. 전 아직 어려서 직접 경험을 쌓을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많이 쌓아야겠다는 것을 이 구절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씀드렸어요.

사실 저 같은 고등학생들은 ‘입시 준비해야지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나’하는 주변 분위기에 움츠러듭니다. 하지만 제 인터넷 팬카페에도 책을 추천해 달라는 글이 종종 올라오는 걸 보면 다들 독서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고 생각해요. 200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다른 우리)같은 책도 좋았지만, 처음부터 어렵고 두꺼운 책을 읽으면 흥미를 잃기 쉬우니까 국어·문학 시간에 다섯번 이상은 들어봤던 고전을 읽는 것이 어떨까요. 일단 작가가 친숙한만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더라고요.

피천득 님의 『인연』(샘터사)이 그런 책입니다. 꼭 예전부터 친했던 옆집아저씨가 자신의 젊은 날이라든가 딸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는것 같았어요. 아, 수시 면접 결과는 어땠냐고요? 합격! 책 덕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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