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프린스'사고 여수앞바다 어패류 환경호르몬 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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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 95년 국내 최대의 유류 오염사고가 발생한 전남 여수.여천 앞바다 어패류에서 잔류 기름의 독성으로 인한 환경호르몬물질이 검출돼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 등 6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해양오염대책위원회는 3일 서울 YMCA에서 '해양환경 영향조사' 연구발표회를 갖고 씨프린스호 (95년 7월 23일 5천35t 유출) 와 사파이어호 (95년 11월 17일 1천4백2t)에서 유출된 기름이 3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인근 연안의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지난해 오염되지 않은 담치.굴.전복 등 어패류를 여천 인근 소리도 덕포해안에서 4주간 키운 결과 내분비계 장애를 가져올 수 있는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다환방향족화합물 (PAHs) 이 0.57ppb (10억분의 1g)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8주 후에는 7.86ppb가 검출돼 시간이 지날수록 오염도가 가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독성이 사고해역 부근에서 더욱 넓고 깊은 곳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AHs는 원유에 포함된 화학물질의 일종으로 독성이 강해 인체에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환경기준치는 설정돼 있지 않다.

이 조사는 이종협 (李鍾協) 서울대 응용화학부 교수 등 연구진 9명이 97년말에서 98년말 사이에 실시, 환경단체 및 LG그룹측 대표자로 구성된 '유조선 사고 환경조정위원회' 에 제출한 것이다.

환경련 최예용 간사는 "어패류는 물론 퇴적물과 바위 등에서도 PAHs가 검출됐으며, 독성이 강한 유류가 퇴적물에 흡착돼 해저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 밝혔다.

또 소리도 덕포 해안.금오도 연목 해안 주변의 자갈과 모래층에도 유류가 상당량 잔류해 있어 환경호르몬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지적됐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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