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중국 본토 위주로 재편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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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홍콩·베트남·중국에서 토종 운용사의 역량을 보여주겠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정찬형(사진) 사장은 2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해외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2006년부터 베트남사무소를 운영 중인 한국운용은 지난달 홍콩 현지법인인 ‘한국투자운용 아주유한공사’를 정식 출범시켰다. 홍콩법인은 홍콩·대만·인도·동남아 펀드의 운용을 맡는다.

한국운용은 이어 중국 본토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정 사장은 “10배 이상 커질 중국 펀드시장을 잡기 위해 현지회사와 합작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합작 운용사를 통해 이달 안으로 나올 예정인 중국 본토펀드를 국내 투자자뿐 아니라 중국 현지 투자자에게도 팔겠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앞으로 아시아 주식시장은 중국 본토 A증시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며 “이 시장을 선점하지 않으면 나중엔 진출이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운용의 대표펀드(네비게이터펀드·삼성그룹주펀드)는 올 들어 국내주식형펀드에서 비교적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주가 상승과 함께 펀드 환매가 이어지면서 돈이 계속 빠져나가는 게 문제다. 정 사장은 “주식시장은 봄이 왔다는데, 펀드시장은 오히려 감기에 걸린 듯하다”며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으로 펀드투자 심리가 더 위축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안대로 내년부터 공모펀드에도 0.3%의 거래세가 붙으면 이제 막 커가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펀드시장이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될 거란 주장이다.

주식형펀드를 초고위험(1등급) 금융상품으로 분류한 ‘표준투자권유준칙’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주식형이라도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위험등급을 3등급(중위험) 정도로 낮출 필요가 있다”며 “제도개선을 강하게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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