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빵을 동료들이 맛있게 먹는 걸 보면 즐겁습니다.”
후평6단지 노인정 한 구석에서 빵을 만들어 인근 노인정에 돌리고 있는 김교환씨.
김씨가 빵을 만들어 노인정에 돌리기 시작한 것은 3년여 전. 자녀들이 성장해 출가하고, 연금과 고엽제 피해보상금 등으로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자 자신의 빵 만드는 기술을 활용해 보람 있는 노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1966년 백마부대원으로 월남전에 참전했던 김씨는 고엽제 후유증으로 다리가 약간 불편하다. 빵 만드는 기술은 1975년 군(軍)에서 제대한 후 배웠다. 김씨는 후평동 버스 종점 인근과 서울 사당동 등에서 20년 정도 제과점을 운영했다.
김씨는 부인 몰래 기계를 구입, 자신이 살고 있는 7단지 노인정에서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12시30분쯤 빵 만들기를 시작, 오후 3시 정도에 간식용으로 노인정에 전달하고 있다. 빵 만드는 것이 부인에게 알려져 기계를 처분하고 중단하기도 했지만 빵 나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다시 기계를 구입하고, 장소를 두 번이나 옮겨 계속 빵을 만들고 있다.
빵 나누기 대상도 확대했다. 처음 1개 노인정에서 현재는 한신2단지 등 8개 노인정으로 늘었다. 먼 곳은 김씨가 직접 자전거를 타고 배달한다. 노인정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빵을 전달하기 위해 일주일에 세 번 작업한다. 한번에 40개 내외의 빵을 만드는 재료비는 5000원 정도로 한 달에 7~8만원이 든다. 고엽제 피해 보상금 일부로 해결하고 있다. 6단지 노인정 회장 이경년(82·여)씨는 “김씨의 빵은 맛있고 빵 굽는 날에는 구수한 냄새로 노인정 분위기가 더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