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자전거타기운동 자원봉사회' 자전거도시 만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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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자전거를 사랑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전주시의 명예를 높였다.

이들의 맹렬한 캠페인으로 전주시는 행정자치부로부터 '녹색교통의 환경조성을 위한 자전거타기운동' 의 우수지역으로 선정돼 상금 10억원을 받는다.

화제의 자원봉사자들은 '자전거 타기 운동 자원봉사회' 의 회장 김종영 (金鍾永.55.새풍남문화연구소장).부회장 朴찬일 (52).사무국장 朴병익 (42).총무 全영임 (35.여) 씨와 회원 全영이 (43).張향숙 (42).吳경자 (48) 씨 등 모두 50명.

공직생활중에도 자전거 타기로 유명했던 金회장이 지난해 3월 퇴직하면서 "자전거타기로 전주의 교통체증을 없애자" 는 운동을 벌이자 여기에 뜻을 같이해 모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자전거가 건강에 유익하고 도시환경을 지켜주며, 교통체증을 해소시켜준다' 는 등 내용을 담은 홍보물을 들고 무작정 시내로 나가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그러나 상당수 시민들은 "바쁜 세상에 누가 자전거를 타겠느냐" 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운동을 멈추지 않고 더욱 힘차게 벌였다.

이에 힘입어 자전거 인구가 지난해초 5천여명에서 2만여명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특히 최근엔 하루평균 50여명씩 늘고 있다는 것. 이는 자원봉사회의 반짝이는 아이디어 덕분이다.

매주 일요일을 '자전거 타는 날' 로 운영, 청소년.노년층과 함께 종합경기장을 출발해 시내를 한바퀴 도는 '시위성' (?) 행사를 갖고 있다.

또 자전거 판매업소 주인들과 협의, 자전거를 10~30% 할인판매토록 했다.

이밖에 '여성 자전거배우기 무료교실' 개최 등 10여종의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이 열매를 맺기 시작하자 시에서도 이에 호응, 전주서노송동 기린로 주변등 3개 노선 10㎞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깔았다.

회장 金씨는 지난 97년 3월 공직을 그만둘 때까지 30여년간 자전거로 출.퇴근을 해 화제를 뿌렸던 인물. 그동안 자전거를 6번 바꿔 탔으며, 지난 72년 1만원을 주고 처음 산 자전거는 14년 애용했고 집에 기념품으로 보관돼 있다.

金씨는 "70년대에는 자전거의 고장이 잦아 스스로 고치다보니 집에 연장.부속품 등이 많아 자전거포를 방불케 했다.

시청 주변에선 우체국 집배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고 회상했다.

시청내 자전거보관소에는 70년만해도 자전거가 가득 찼으나 80년대말부터 金씨 것을 빼고는 모두 사라졌다.

회장 金씨는 "도로율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고 차량은 크게 늘어난다.

이대로 가다간 2000년대엔 전주시가 교통지옥으로 변하고 환경오염이 심각해진다.

유일한 돌파구는 인류가 만든 최대의 걸작품인 자전거 애용이다" 고 강조했다.

전주 =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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