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범죄 공개사형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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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은 식량난으로 각종 범죄가 급증함에 따라 최근 공개사형 등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굶주린 주민들은 시체를 먹는 일까지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가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국경도시 둥청 (東城)에서 만난 탈북자들의 말을 인용, "김일성 (金日成) 이 죽은 다음해인 지난 95년부터 공개사형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이들 사형수 중엔 인육매매범도 있었다" 고 전했다.

두만강 인근지역에서 5명의 일가족 공개사형을 목격했다는 농부출신 탈북자 박철 (30) 씨는 처형된 부부가 어린애를 집으로 유인, 술을 먹여 목졸라 죽인 뒤 돼지고기와 함께 섞어 팔다가 체포됐다는 얘길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러한 당국의 처벌 강화에도 불구하고 식량난으로 인한 각종 범죄의 증가는 북한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고 트리뷴지는 보도했다.

함흥 인근의 공장노동자였다는 탈북자 김철수씨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일성 사후 정부가 관을 제공하지 않아 시체를 그냥 땅에 묻는 일이 많아졌다" 며 "밤이면 최근 장례를 지낸 시체를 파내 가져다 먹는 일도 있다" 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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