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고 요리학교 출신 석사주방장 에버랜드 유종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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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세계 최고의 요리 전문학교인 미국의 CIA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를 졸업한 석사 학위 출신의 식당 주방장이 있다.

현재 용인 에버랜드 서양요리코너인 플란더즈 식당 주방장으로 일하는 유종서 (劉棕瑞.38) 과장. 국내에서 CIA에 입학했던 요리사들은 더러 있었지만 교과과정이 까다로워 끝까지 마친 사람은 5명뿐. 이중 석사학위 소지자는 劉씨 한명이다.

한양대에서 관광학을 전공한 劉씨가 요리사로 진로를 바꾼 것은 것은 지난 88년 5월. 대우자동차 수출.입 부서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사했으나 평소 그리던 '일류 요리사의 꿈' 을 포기할 수 없어 주위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퇴사했다.

劉씨는 곧바로 '미국 CIA행' 을 결심했다.

이 학교에 입학하려면 TOEFL 5백15점 이상, 요리업계 종사자 등 2명의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

TOEFL 5백97.TOEIC 9백45점으로 불편없이 생활영어를 구사할 수 있었던 劉씨에게 CIA 입학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입학 후 교내 4개 식당을 단계적으로 순회하며 받은 훈련은 만만치 않았다.

특히 교과과정이 1백% 전문용어로 진행되는데다 동양인에 대한 극심한 차별 등은 2, 3중 고통으로 다가왔다.

하루에도 몇번씩 중도 포기할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劉과장은 3~4시간씩으로 취침시간을 줄이고 어학공부와 서양요리 기술습득에 몰두하며 극복해 나갔다.

그는 입학 7년만인 95년초에 과정을 마치고 수료증을 손에 쥔 뒤 미국 플로리다 (Florida) 대학에서 호텔경영학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劉씨는 지난 해 3월 귀국해 플란더즈 식당 주방장으로 취업, 요리솜씨를 자랑하고 있다.

세계의 요리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외국 나들이가 생활화된 劉씨는 "이제 나 못지 않은 후배를 길러내는 것이 제2의 목표" 라고 말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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