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설원황제 꿈꾸는 산골소년 정동현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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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학생이 28명뿐인 강원도 산골 초등학교 분교에서 스키 신동이 나타났다. 주인공은 고성군간성읍흘리 마산봉 산자락에 위치한 광산초등학교 흘리분교 정동현 (4년) 군. 아버지가 깎아준 나무스키로 네살 때부터 스키를 시작한 정군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기량이 일취월장, 각종 전국대회를 휩쓸었다.

특히 정군은 10살에 불과한데도 지난 12일 폐막된 제80회 겨울전국체전에서 고학년 선수들을 물리치고 초등부 대회전.슈퍼대회전.복합 부문에서 3관왕에 올랐다.

동현군과 같은 학교 스키선수인 형 국현 (6년) 군도 은.동메달 1개씩을 따냈다.

겨울에는 국내훈련, 여름엔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는 도회지 선수들이 대부분인 최근 국내 스키계에서 산골마을 초등학생이 이처럼 전국대회를 석권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동현군은 형과 함께 겨울엔 학교 인근 알프스스키장과 자연설에서 스키를 타고 여름엔 자전거 등으로 체력훈련을 하고 있다.

스키협회 관계자들은 "동현군은 잘만 다듬으면 월드컵 스키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세계적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며 스키 꿈나무의 출현을 반기고 있다.

동현군은 "벽돌공으로 일하며 스키를 배워 명문 스키스쿨 출신 선수들을 압도한 '설원의 황제' 헤르만 마이어처럼 뛰어난 선수가 되겠다" 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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