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샘] 디즈니 영화의 중국시장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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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드디어 '뮬란' 이 자신의 고향인 중국으로 들어간다. 중국의 전설을 소재로 만들어져 전세계에서 3억달러 (한화 약 3천6백억원)가량을 벌어들인 디즈니의 만화영화다. 하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상영되지 못했다.

디즈니가 중국에 발을 붙이지 못한 것은 96년부터. 중국 정부에 대한 비난이 들어간 영화 '쿤둔' 때문에 중국 관리들의 심기를 거스른 탓이다. 이후 중국 정부를 달래려는 디즈니의 노력은 필사적이었다.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이 지난해 10월 중국을 직접 방문한데 이어 중국 영화 2편을 디즈니가 세계 배급에 나서겠다고 했다. '뮬란' 의 재더빙에 성룡을 비롯한 중국계 배우들을 기용할 것도 약속했다.

이렇게 중국관리들을 달랜 덕택에 '뮬란' 은 23일 톈진에서 개봉을 시작으로 3~4월에 중국내 1백여개 도시에서 개봉할 수 있게 됐다.

디즈니사의 이런 움직임은 '광활한' 중국시장 진출을 향한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의 치열한 몸부림의 한 예에 불과하다. 현재 중국에선 외국영화 배급이 약 10편정도로 제한돼 있지만 할리우드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시장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처럼 필사의 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 한국 영화제작사들은 어떤가.

이 '광활한' 중국시장을 얼마나 염두에 두고 있을까. 한국영화의 중국 개봉은 아직도 부질없는 공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내 흥행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바깥 시장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다지는 것도 절실한 때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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