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씨 'YS에 수표 줬다'…청문회 서면답변 제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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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태수 (鄭泰守) 전 한보그룹 총회장은 "92년 대선당시 김영삼 민자당대통령후보에게 준 대선자금은 보수 (보증수표) 로 전달하였기에 추적이 가능하다" 고 9일 경제청문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밝혔다.

그의 이 말은 金전대통령의 결백주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金전대통령은 이같은 鄭전총회장의 진술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

수표로 줬다면 추적해 보면 될 것 아니냐. 감옥에 있는 사람을 협박.회유해서 거짓 증언을 하게 한 정치공작이다" 고 반박했다.

鄭전총회장은 답변서에서 "50억원은 당비 제공이고, 약 50억원은 수차례에 걸쳐 김명윤 (金命潤) 의원의 집에서, 1백억원은 하얏트호텔에서 주었다" 며 이같이 증언했다.

鄭전총회장은 지난 4일 청문회에서 金전대통령에게 1백50억원 전달 사실을 시인했고, 金전대통령은 한나라당 박종웅 (朴鍾雄) 의원을 통해 "사실무근이며 수표추적을 해보라" 며 반박했었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한 金전대통령의 반응이 주목되는데, 金전대통령의 측근인 박종웅의원은 "鄭씨의 증언과 답변서를 보면 다른 내용은 거의 없으며 金전대통령 부분만 부각됐다" 며 "결국 여권이 金전대통령을 흠집내기 위한 청문회였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 고 주장했다.

1백50억원 발언을 처음 끌어냈던 김원길 (金元吉.국민회의) 의원은 "한보 내부관계자로부터 회사 장부에 기록돼 있던 수표의 일련번호를 일부 입수했다" 고 밝혔다.

鄭전 총회장은 그러나 金당시 후보에게 6백억원에서 1천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지원했느냐는 질문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金후보에게 지급한 2백억원 정도의 돈 중엔 회사가 은행에서 빌린 사업자금도 일부 있었다" 고 답변해 은행대출금으로 선거자금을 지원했음을 시인했다.

그는 또 92년 12월12일 하야트 호텔에서 1백억원을 金전대통령에게 전달할 때 이형구 (李炯九) 당시 산은총재가 동행했느냐는 질문에 "본인이 직접 가서 호텔에서 전달했으며 호텔방 안내를 누가 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고 애매하게 답했다.

전영기.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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