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보도 수강 미 대학생, 사형수 누명 벗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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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학생 예비 기자들의 끈질긴 진실 추적이 살인 누명을 쓰고 16년 동안 복역해 온 사형수의 목숨을 건졌다.

'진실은 밝혀진다' 는 명제를 입증해 낸 주인공들은 미국 노스웨스턴대 신문학과에서 추적보도 과목을 수강하던 학생들. 이들이 82년 시카고의 한 공원에서 두사람을 권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됐던 앤서니 포터 (43)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달 20일.

검찰 측 증인인 아이네즈 잭슨이 "포터를 범인으로 지목하도록 경찰의 압력을 받았다" 며 증언을 철회함으로써 사건이 다시 미궁에 빠진 것. 학생들은 담당 교수와 함께 잭슨을 방문, 인터뷰를 하는 도중 진짜 범인은 그녀의 전남편인 얼스터리 사이먼이라는 말을 들었다.

학생들은 부인으로 일관하던 사이먼에게 잭슨이 서명한 진술서를 들이대며 집요하게 추궁, 자신이 진범이라는 고백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마약 판매대금을 둘러싸고 다투다 그들을 쐈다고 자백했고 자백 장면은 비디오 테이프로 녹화됐다. 쿡 카운티 형사법원은 5일 재수사 명령과 함께 포터를 석방했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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