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올해도 '썰렁한 설'…절반이 상여금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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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올해도 썰렁한 설연휴를 보내야 할 것 같다. 특별상여금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거의 자취를 감춘 가운데 설 정기상여금을 받는 중소기업도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상당수 대기업들은 50~1백% 의 정기상여를 계획하고 있다. 대신 일감 부족.귀향 배려 등을 이유로 14~17일 나흘간의 공식 연휴보다 더 오래 쉬는 업체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최근 3백52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설 상여금을 한푼도 못준다' 는 곳이 18.6%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석때의 28.6%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근로자 50인 이하 소기업은 4곳중 1곳 (24.5%) 이 상여금은 한푼도 없고 교통비.떡값 명목으로 15만~30만원 정도를 지급하는 경우도 많았다.

한편 2천7백여개 업체 4만5천여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인천 남동공단의 경우도 절반 가량이 상여금을 주지 못할 것으로 공단측은 전망했다.

서울 구로공단의 경우 4백50여개 업체 가운데 상여금 지급을 결정한 곳이 25%에 불과했고, 전남 여천공단과 경북 구미공단도 입주업체의 30~50%가 상여금을 주지 못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처럼 설 상여금을 주지 않기로 결정한 남동공단 소재 S기계업체 사장은 "경기가 조금씩 풀리는 기미가 보이지만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자는 설득에 종업원들이 순순히 응했다" 고 말했다.

반면 상당수 대기업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월급의 50~1백%를 상여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현대전자가 지난해처럼 1백%의 상여금 계획을 잡아 놓은 것을 비롯해 삼성.LG.SK 등 5대 기업집단의 웬만한 주력사들은 50~1백% 상여를 지급할 예정이다.

대우그룹의 경우 상여금 없이 35만원의 휴가비를 책정하거나 (대우중공업) 미정 (대우자동차) 인 경우가 많았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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