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에 맞는 음식]5.기침.가래 무즙으로 다스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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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보릿고개 시절, 너나없이 흰 쌀밥에 고깃국 한번 원없이 먹어 보는게 소원이었다.

그러던 우리가 요즘은 잡곡밥과 푸성귀를 찾는 경우가 많다.

경제발전으로 살림이 피면서 쌀밥에 고기반찬으로 식생활이 편중되다 보니 고혈압.당뇨.심장질환 등 각종 고급 (?) 성인병에 걸릴까봐 걱정되서다.

물론 맛없고 거친 음식을 애써 찾아 먹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긴 하지만 흔하고 값싼 무를 이용하면 성인병 체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는 본초강목 (本草綱目 : 한약의 약리와 효능을 밝힌 명대의 의학서적)에 나복 (蘿蔔) 이란 학명으로 수록돼 있을 정도로 약학적 효능을 가지고 있다.

무는 오장의 나쁜 기를 다스려 몸을 가볍게 하고 고기와 생선의 독을 없애주며, 특히 호흡기 계통의 기침과 가래를 효과적으로 제거해준다고 기록돼 있다.

무란 한자의 무우 (無憂)에서 유래, 즉 근심을 없앤다는 뜻이 있는데 과음.과식으로 몸이 불어 기의 순행이 고르지 못한 병자의 근심을 달래주는 좋은 약이란 뜻이 있기도 하다.

생식요법의 권위자인 미국의 워커박사는 무의 성분에 전분질 소화효소인 디아스타제가 함유돼 있고 무기질 함량도 칼륨.나트륨.마그네슘이 각기 3분의 1로 구성돼 있어 일반 야채나 음식과 달리 점막 염증을 다스리는 효과가 뛰어나다고 했다.이는 한방에서 확인된 무의 거담작용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운동부족으로 체지방이 늘어난 비만 체질은 무 (100㎖).케일 (50㎖).아스파라거스 (50㎖).셀러리 (50㎖) 의 생즙을 섞어 마시면서 따로 당근즙도 50㎖정도 마시면 좋다.

가래와 기침이 심한 기관지 염증이나 폐렴에는 무즙 (50㎖).오이즙 (50㎖).레몬즙 (1개분).셀러리즙 (50㎖) 을 혼합해 식전에 마신다.

마찬가지로 당근은 따로 즙 (100㎖) 을 짜서 같이 마시면 효과가 더 높다.

무를 너무 많이 먹거나 오래 편식을 하면 머리가 빨리 희어지고 기력이 떨어지는 등 노화가 촉진되기도 한다.

또 숙지황이 든 한약을 복용할 때는 약효를 상쇄시키므로 무를 금해야 한다.

고기나 생선을 조리할 때도 체질이 냉한 사람의 음식엔 무를 많이 쓰는 것은 나쁘며, 특히 돼지고기처럼 기가 찬 음식에 무가 많으면 소화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분당 차 한방병원 임준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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