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석장관-정장호 부원장, 청문회서 숙명의 맞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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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남궁석 (南宮晳.정보통신부장관) 과 정장호 (鄭壯晧 LG경영개발원 부원장) .정보통신업계 '영원한 맞수' 인 두사람이 이번에는 국회 개인휴대통신 (PCS) 청문회에서 다시 마주치게 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3년전 PCS사업권을 둘러싼 경합에서 南宮장관 (당시 삼성SDS사장) 은 鄭부회장 (당시 LG정보통신사장)에게 패배, 쓴 잔을 마셨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반전, 남궁장관은 정보통신정책 최고 책임자 입장에서 '지난 정부가 LG에 사업허가를 내준게 잘못' 이라고 주장하는데 반해 鄭부회장은 5일 청문회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 '문제가 없음을' 설명해야 하는 수세에 처한 것. 남궁장관은 이날 다른 간부를 내보낼 예정이지만 국회에서 요구할 경우 직접 참가해야 돼 두 사람이 청문회장에서 다시 맞붙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정보통신 분야 전문가인 두 사람의 지난 20년은 팽팽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면서 '숙명의 대결' 로 점철돼 왔다.

PCS 이전에도 南宮장관은 삼성전자 시절부터 한국통신.데이콤의 전화교환기 납품부문과 휴대폰장비시장에서 LG정보통신의 鄭부회장과 피말리는 일진일퇴를 거듭해 왔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출신학교에서도 라이벌 관계에 있다. 南宮장관은 경기도 용인, 鄭부회장은 이와 이웃한 수원출신이지만 두사람은 같은해 (59년)에 상업고등학교의 쌍벽을 이루는 선린상고와 덕수상고를 졸업했다.

대학도 南宮장관은 '신촌 독수리' 연세대 철학과에 진학했고 鄭부회장은 '안암골호랑이' 고려대 상대에서 공부했다.

그러나 두사람이 경쟁관계만은 아니다. 지난 83년 미국 하버드대 최고경영자과정을 함께 수료했고, 남궁장관 취임 이전에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회장직을 두번이나 사이좋게 주고받기도 했다.

또 정보통신업계 현안이 있을 때마다 삼성과 LG라는 전자업계의 대표로 나서 궂은 일을 함께 해결하면서 신뢰를 쌓기도 했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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