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미 국무 모스크바서 푸대접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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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모스크바 = 김석환 특파원]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모스크바 방문은 한마디로 "화려한 의전, 빈약한 성과" 로 요약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옐친을 만나길 강력히 희망했지만 면담은 불발됐다.

전화통화만 했을 뿐이다.

올브라이트는 또 코소보 사태와 이란에 대한 러시아의 미사일기술 이전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이라크 공격에 대한 러시아의 반발 무마와 탄도요격미사일 (ABM) 협정체제의 완화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측의 반응은 냉랭했다.

비록 올브라이트가 어떤 미국 고위급 인사보다 의전상 극진한 대접을 받았지만 내용상으로는 천대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취급을 당했다.

강력한 대통령후보인 모스크바 시장 유리 루즈코프 등 러시아 정계 인사들은 "미국이 세계에서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오만과 착각을 갖고 있다" 는 원색적인 비난을 늘어놓았다.

이바노프 외무장관도 "양국간 이견에 있어 러시아는 미국의 설득에 동의하지 않는다" 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또 러시아 외무부는 26일엔 이라크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성명중 가장 강경한 반미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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