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나뭇가지로 쓴 글씨에 자연을 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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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나뭇가지로도 글씨를 쓴다고 들었다.
“지난해 말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의 속 타이틀을 맡게 됐다. 스님의 삶 자체는 자연 속에 녹아있다. 늘 쓰던 붓으로 글씨를 쓰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산을 다니며 주워왔던 나뭇가지로 글씨를 썼다. ‘녹슬지 않는 삶’이라는 문구가 아주 잘 나왔다. 자연의 느낌이 살아있다고 할까. 법정스님이 매우 만족해 하셨다고 들었다. 붓, 나뭇가지 뿐 아니라 칡뿌리, 대나무, 젓가락, 동아줄 등이 모두 필기구로 쓰일 수 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이 준비돼 있나.
“10월 말 미국 뉴욕의 한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연다. 그곳에서 오랜 기간 한식당을 운영하신 분이 있는데 식당 옆에 갤러리 ‘예감’을 오픈한다. 한국 문화를 알리는 장소로 쓰인다고 해서 나를 초청했다. 외국인 뿐 아니라 재미교표 2,3세에게 한글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게 돼 돼 기쁘다. 내년 봄쯤엔 한글이 그려진 각종 상품을 내놓으려고 한다. 조금 더 길게 내다본다면 각 가정에 한자 대신 한글 가훈이 걸릴 수 있게 활동 폭을 늘리고 싶다.”

그의 아호는 ‘영묵’. 중학생 때 자신이 붙였다고 한다. ‘영원히 묵과 함께’라는 뜻. 정신적 스승인 추사 김정희의 삶을 좇아 평생 붓을 놓지 않고 글씨만 쓰고 살면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끝)
글ㆍ사진=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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