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만에 아들 찾아…SBS'서세원…'영상편지 통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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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18일 전북 익산시 용동면 용성부락은 온동네가 잔치분위기였다. 지난 16일 방영된 SBS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 에서 "아들을 잃어버린게 내 평생 한" 이라는 영상편지를 띄운 정순예 (68) 할머니의 아들이 32년만에 집을 찾아왔기 때문.

7세 때 친구와 함께 익산 시내로 나갔다가 고아 신세가 되어버린 큰아들 황창현 (38) 씨. 혼자 돌아오다 기차를 잘못 타는 바람에 서울로 가버렸다는 것. "기차에서 내리니까 아동보호소였어요. 그때부터 고아원을 전전하며 갖은 고생을 했죠. " 황씨의 기막힌 사연이다.

황씨는 방송을 본 뒤 가족들과 통화를 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스탭들과 함께 전북 용동역에 내리자 마자 소년 시절이 되살아나는 듯 혼자서 집까지 찾아갔다.

"첫 눈에 내 아들이라는 걸 알았다" 는 정할머니는 상봉 순간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기절하고 말았다. 아버지 황선의 (68) 씨는 오른쪽 발목의 점과 입술 밑의 흉터를 확인하고서야 아들이라며 껴안았다.

아들 황씨는 결혼해 아들 딸을 두었으며 부산에서 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다.

" '선희' 라는 이름이 어렴풋이 남아 있어 누나 이름쯤 되는 줄 알고 딸 이름을 그렇게 지었죠. 아버지 함자 때문인 줄은 몰랐어요. " 상봉장면은 설날 (다음달 16일) 방영예정.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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