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최고경영자 연봉 107만불…한국의 7배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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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진 (CEO) 의 연봉수준은 1백7만달러로 우리나라 최고경영진의 15만달러에 비해 7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본 대기업 CEO (42만달러)에 비해서도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뉴욕타임스는 타워즈 페린 컨설팅사의 자료를 인용, 한국을 포함한 세계 10개국의 연간 매출액 2억5천만~5억달러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들의 평균연봉 (98년.기본급, 보너스, 각종 부수입, 스톡옵션 등을 총망라) 을 조사해 1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는 미국이 단연 1위. 프랑스.캐나다는 미국의 절반수준, 일본.독일은 5분의2 선이었다. 한국은 15만달러 (약 1억8천만원) 로 맨 꼴찌였다.

글로벌 경영시대를 맞아 국경을 뛰어넘는 기업인수합병 (M&A) 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미 기업 CEO와 외국기업 CEO간의 현격한 연봉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10개국 CEO들의 연봉 구성내용면에서의 특징은 미국기업이 스톡옵션등 성과급 비중이 큰데 비해 일본.유럽.한국등의 CEO들은 성과급 비중이 낮은 대신 기본급의 비중이 높다는 점. CEO들의 수입이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즈는 그러나 최근 M&A, 특히 미국 기업과 합쳐지는 기업이 크게 늘어나며 이들 외국 기업 CEO들의 연봉이 상향조정되는 것은 물론 연봉중 성과급의 비중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독일의 다임러 벤츠와 미국의 크라이슬러가 합쳐질 때에도 인수하는 쪽인 벤츠사의 유르겐 슈렘프 회장의 보수가 크라이슬러의 로버트 이튼 회장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고 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주 발표된 새로운 중역 보수체계는 전체급여의 25~30%만 고정급으로 주고, 나머지는 보너스등 성과에 따라 지급한다는 지극히 미국적 시스템이었다.

한편 미국기업 경영진의 고액 보수에 대해 외국의 부정적인 시각도 최근 많이 희석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세계금융위기로 각국이 휘청대는 가운데서도 미국경제, 미국기업은 여전히 끄떡없이 호황을 누리는 데는 CEO들의 역할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미 왓슨 와이어트 컨설팅사의 보수담당 책임자인 아이러 케이는 경영진에 배정되는 거액의 보수를 '눈앞에 매달린 황금당근' 이라고 표현하며 "경영진들이 사력을 다해 일하도록 하자면 고액연봉을 제시해야 한다" 고 말했다.

뉴욕 = 김동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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