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몰래 밀렵행위 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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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국 곳곳에서 겨울철 밀렵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1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 8~9일 백두대간인 강원도 강릉시.정선군 일대 석명산 (해발 1, 055m)에서 밀렵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능선 곳곳에 야생동물 포획용 올가미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녹색연합은 몸통은 잘려나가고 목만 남은 너구리와 올가미에 걸려 죽은지 1년 이상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포유류 사체도 확인했다.

또 소형 초식동물에서 육식동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포획할 수 있는 철사로 만든 올가미 2백여개를 발견, 철거했다.

녹색연합 서재철 (徐載哲) 생태부장은 "순환 수렵장소로 지정된 강원도지역은 엽총 외엔 어떤 도구를 사용해서도 안되는 곳인데 올가미가 다량 발견되는 등 밀렵 단속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 등 전국 20여 민간단체로 구성된 '전국 습지보전 연대회의' 도 10일 전남 해남군 황산지역 갯벌에서 청둥오리.흰빰검둥오리.고방오리를 몰래 잡은 姜모 (40) 씨 등 3명을 적발, 경찰에 신고했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희귀종인 흰죽지수리가 첫 발견된 것을 비롯, 재두루미 (천연기념물 203호).가창오리.뿔종다리 등이 수만마리 관찰돼 보호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밀렵이 기승을 부리는데도 환경부는 최근 두달간 박제품 9점과 밀렵된 칡부엉이 한마리를 적발하는데 그쳐 단속이 겉돌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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