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불성실 행정 현금보상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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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 여고생이 PC통신을 통해 "행정처리가 불성실해 손해를 입었다" 면서 "허비된 교통비를 지급하라" 는 민원을 수원시에 제기, 교통비와 시의 사과를 받아내 화제가 되고 있다.

컴퓨터 통신망 천리안의 수원시 홍보 사이트인 '시장에게 바란다' 란에 '도대체 장난입니까' 라는 낯선 제목의 민원이 실린 것은 지난 5일. 올해 스무살로 할머니.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고 밝힌 발신인의 고발내용은 이렇다.

생활보호대상자들이 의료보험카드 대신 사용하던 의료보호카드를 지난해 말 동사무소에서 회수해 간 뒤 할머니가 갑자기 편찮아 의료보험카드를 만들러 의료보험공단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의료보호카드가 상실 (해지) 되지 않아 의료보험카드를 만들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공단측 설명대로 동사무소에서 '의료보호 상실증명서' 를 떼달라고 했으나 '그런 증명서는 없다' 며 구청으로 가라는 답변을 들었고, 구청에서는 '담당자가 없어 확인이 안된다' 는 말만 되풀이했다.

회수해 간 카드가 처리되지 않고 담당공무원 서랍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개한 나머지 "택시비 (2.200원+2, 800원 = 5, 000원) 와 버스회수권 (3장×500원 = 1, 500원) 을 허비했다. 시장 아저씨 책임이니까 입금시켜 달라" 며 은행 계좌번호를 적은 것. 수원시는 이틀후 이 민원 제기자가 홍영애 (洪令愛.19.안산여자산업정보고 3년) 양이며 지적이 사실임을 확인한 뒤 6천5백원을 입금시켰다.

또 "앞으로 이런 실수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는 사과문도 발송할 계획이다.

대전대 간호학과에 예비합격한 洪양은 "나와 같은 피해자가 또 발생할 것을 우려해 용기를 냈다" 며 겸연쩍어 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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