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잠긴 빛고을 … 도심 전체가 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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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전남도청 건물을 배경으로 펼쳐지게 될 멀티미디어 영상 쇼 ‘영혼의 메아리’의 이미지. ‘빛 축제’의 하나로 진행된다. [광주세계광엑스포 제공]

유럽의 대표적인 빛 축제로 프랑스 리옹의 빛 축제가 꼽힌다.

1999년 시작돼 올해 20주년을 맞는다. 매년 12월 8일 성모 마리아에게 감사드리는 날을 전후해 나흘간 리옹시 전역에서 열린다. 리옹의 건물과 다리 등이 환상적인 빛으로 단장되고, 광장에서 골목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로 꾸며진다. 도시 마케팅 차원에선 도시의 전통 문화유산이 빛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 빛 콘텐트의 예술적 가치와 국제적 명성으로 전 세계 빛 관련 예술가와 조명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글로벌 축제로 자리를 굳혔다.

2009광주세계광엑스포의 ‘빛 축제’는 리옹의 빛 축제가 모델이다. ‘광주-빛으로 물들다’를 테마로 금남로와 옛 도청 일대서 펼쳐진다. 빛 축제는 10월 9일 개막과 동시에 연출되는 빛 디스플레이(거리와 건물 경관조명)와 빛 이벤트(건물 영상쇼, 메가 쇼)로 구성된다.

거리경관조명은 금남로와 웨딩의 거리, 충장로, 광주천 등 7곳을 새로운 공간으로 바꾼다. 건물경관조명은 광주우체국과 광주독립학생기념회관, 금남로 공원을 빛으로 작품화한다.

건물 영상쇼는 옛 전남도청과 전일빌딩을 화려한 빛으로 수놓는다. 10월 마지막 밤엔 메가 쇼가 진행돼 광주의 밤 하늘을 빛과 열기로 달군다. 옛 도청 광장에서는 멀티미디어 영상 쇼와 축하공연, 불꽃 쇼가 펼쳐진다.

광주 금남로 전일 빌딩을 무대로 한 작품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빛 축제는 광주의 옛 도심을 무대로 연출된다. 광주세계광엑스포 측은 기존 국내 1~2곳에서 펼쳐진 한정적이고 소규모의 빛 축제 유형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축제 모델을 만들어 내겠다는 자세다. 이번 빛 축제엔 지역 특성의 빛, 창작 연출의 빛, 참여 시민의 빛이라는 의미를 담는다. 지역 특성의 빛은 지역문화의 고유성을 잘 간직한 역사·사회·경제·문화의 종합적인 스토리텔링을 구축한다. 도시 매력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창출하는 기반을 만든다는 뜻에서다.

창작 연출의 빛은 예술과 접목된 빛으로서 세련된 공간 환경을 구성한다. 도시의 가치를 높여주고 도시자체의 브랜드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참여 시민의 빛은 문화적 삶을 누리고 실현하는 사람 중심의 빛을 연출하는 작업으로, 빛을 만지고 체험하는 상호작용 형태의 기법으로 구현된다.

빛 축제가 선보이는 빛의 향연은 광주 광산업체의 LED(발광다이오드) 제품 등으로 만들어진다. 알랭 귀오 총감독을 비롯해 광주를 대표하는 빛 작가 이이남, 알렉센더 콜링카, 로랑 프랑수아 등이 참여한다. 홍진태 광엑스포 사무총장은 "빛과의 소통·체험을 통해 광주의 공간적 감성을 풍요롭게 하는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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