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희망취재]특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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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언제부터인가 고급화.기능화되기 시작한 달걀. 영양란.IQ란.한방란.요오드란.알로에란.해초란 등 일명 '상표란' 이 전체 달걀소비시장의 15~20%를 차지하고 있다. 비타민.DHA 등 몸에 좋은 여러 성분이 들어있다고 해서 가격도 일반란보다 1.5~2.5배 정도 비싸다.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특수란은 일반 사료에 DHA나 해초.비타민을 섞은 특수사료를 배합, 특정 영양성분을 강화한 기능란과 놓아먹인 닭이 생산한 유정란 등 두 가지. 농

촌진흥청 산하 축산기술연구소 나제천 연구사는 "특수사료값이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유통비 등을 고려한다 해도 대부분의 특수란 가격은 다소 부풀려져 있는 편" 이라고 지적한다.

기능란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들이 광고의 사실성 여부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것. 축산기술연구소도 자체개발한 오메가란에 한해서만 성분차이를 입증하는 자료를 갖고 있을 뿐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특수성분함유여부를 소비자가 육안이나 맛을 통해 식별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유통되고 있는 특수란 중엔 가짜도 많다" 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 허정택씨는 "일본에서 자국의 '상표란' 과 일반란의 성분조사한 결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며 "다만 일반란보다 사료나 위생상태가 더 좋을 것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나을 것" 이라고 말한다. 또 갈색란을 흰색란보다 더 좋다는 일반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조류질병과 김기석 과장은 "달걀 색은 영양분과 관계없다" 며 "닭은 같은 품종이라도 유전인자에 따라 흰색.갈색란을 낳는다" 고 전한다.

유정란은 현재 국립농산물검사소에서 신청업체에 한해 품질인증제를 실시 중. 닭을 놓아먹여 기르는 고센농장.외금농장.양지자연농원.인애농장 등 8개 업체가 산지.수정률.산란일.생산조건 등을 인증받아 제품에 표시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 함경숙 과장은 달걀이 자꾸 흔들리면 노른자가 풀어지는 등 신선도가 떨어지기 쉬우므로 자주 여닫는 냉장고 문쪽보다는 안쪽에 보관하도록 조언한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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