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입 무시험 영향으로 고입 인문계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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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002년 대입 무시험전형에 처음으로 해당되는 서울시내 중3 학생들이 인문계 고교에 대거 지원하면서 인문계는 넘쳐나고 실업계는 텅텅 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4일 99학년도 인문계 고교 원서접수 마감 결과 내년초 중학교 졸업예정자의 69.2%에 해당하는 10만7천6백39명 (남자 5만7천6백77명.여자 4만9천9백62명) 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고입 내신제가 처음 실시된 지난해의 경우 중학교 졸업생 17만3천여명의 64.5%가 인문계에 지원했던 것에 비해 인문계 고교 지원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강남지역의 경우 졸업예정자 (1만5천9백25명) 가운데 무려 77%가 인문계 고교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정중 고헌식 (高憲植) 교장은 "졸업예정자의 80% 이상이 인문계에 지원했다" 며 "인문계 선호가 여전한데다 고입 선발고사가 없어진 지난해의 경우 학교 성적 최하위자도 인문계에 합격했다는 사실 때문에 실업계로의 진학지도가 어려웠다" 고 말했다.

청담중 최명숙 (崔銘淑) 교장은 "2002년 무시험 전형으로 대학 문이 넓어졌다는 인식 때문인지 학부모들의 인문계 선호가 강했던 것 같다" 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올해 실업계 고교 지원자는 전체 졸업예정자의 27% (지난해 31%)에 불과, 지난해 정원을 모두 채웠던 주간 실업계 고교의 경우 올해는 8곳이 미달되는 등 야간을 포함해 28곳에서 정원보다 4천여명이 부족한 미달사태가 빚어졌다.

시교육청은 이처럼 '실업계 기피, 인문계 집중' 현상이 빚어지자 실업계 고교의 학급당 학생수를 45명 (지난해 50명) 으로 낮췄으며 졸업생수가 지난해보다 줄어 학급당 46명으로 낮추려던 인문계 고교는 지난해 수준 (50명) 을 유지할 방침이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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