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매년 1회 동요음악회 여는 강석일 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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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팝.댄스.레게 등 이름도 외우기 힘든 온갖 음악들이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와 어린이들의 정서를 좀 먹고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동요가 더 널리 보급돼야 어린이들이 티없는 동심 속에서 밝고 맑게 자랄 수 있습니다. "

15일 전북남원시 춘향문화예술회관서 송년음악회를 여는 남원중앙초등학교 강석일 (姜錫日.53) 교사. 姜교사는 18년 동안 매년 한차례씩 시민들을 위한 동요 음악회를 열고 있다.

특히 이 음악회엔 대학교수 등 유명성악가들이 함께 나와 주목을 끈다.

올해는 소프라노 이은희 (전북대).김보경 (원광대) 피아니스트 정미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이, 지난해에는 바리톤 오현명.테너 김진수씨 등이 나와 초등학교 합창단과 함께 동요를 불렀다.

姜교사가 동요음악회를 열기 시작한 것은 81년. 당시 재직하던 김제초등학교 합창단 발표회를 가지면서 한창 인기가 높던 테너 엄정행씨에게 "어린이 합창단 공연행사를 여는데 동참해 주면 무대가 빛날 것" 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엄씨는 姜교사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여 참석했고 발표회장에 초.중.고생은 물론 어른들이 많이 몰려 음악회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성악가들과 함께 하는 동요음악회가 연례행사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엄씨와 바리톤 오현명, 소프라노 백남옥씨 등이 단골성악가로 출연해 왔다.

특히 오현명씨는 지난 96년 姜교사의 아들 (29) 결혼식 주례까지 맡아 줄 정도로 인연을 돈독히 맺었다.

姜교사는 "내가 좋아서 해 온 일인데 이렇게 알려져 쑥스럽다" 며 "그동안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년 한번씩 음악회를 열 수 있었던 것은 주위 분들의 도움 덕분" 이라고 말했다.

전주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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