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단이 풀어야할 김훈 중위 사망 의혹 4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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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훈 (金勳) 중위 사망사건에 대한 군 특조단의 재수사가 본격화됐다.

이 사건은 기존 수사의 자살 결론에도 불구하고 유족과 국회 진상조사소위 등을 통해 각종 타살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재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수사 전문가들은 총알에서 발견된 잠재지문의 신원 확인과 부대원들의 알리바이 의문 등 초동수사 단계에서 소홀하게 처리된 각종 단서와 의혹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부대원 행적 의혹 = 사고 당일 부대원들의 행적은 군 당국의 조사와 유족들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상황실.식당 등에서 金중위를 목격한 시간이 1시간 가까이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다 일부 부대원의 알리바이도 석연치 않다.

사고 당시 총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부대원들의 진술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사고 직후 JSA 경비소대장 사망 관련 상황조치에 따르면 'JSA 상황실에 확인한 결과 총성이 났고, 장교들이 모두 현장으로 출동한 상태' 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총소리 청취 여부와 각종 행적에 대해 부대원들이 입을 맞췄는지 여부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

◇ 단서 확인 = 金중위가 소지하고 있던 수첩의 행방과 내용을 밝혀야 한다.

부대원들은 사고 당일 모 장교가 金중위의 몸에서 작은 수첩을 가지고 갔다고 밝히고 있으나 수첩의 행방과 내용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사고현장에서 발견된 권총의 총알에서 金중위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지문이 발견됐는데도 군 당국은 지문 대조작업도 생략한 것으로 나타났다.

金중위가 金모 일병의 권총을 소지하고 있던 경위 설명도 명확하지 않다.

군 당국은 金중위의 권총이 고장나는 바람에 다른 사람의 권총을 빌려갔다고 밝히고 있으나 부대원들은 권총이 고장날 경우엔 예비총이나 휴가자의 총을 빌려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히고 있다.

◇ 부대원들과의 갈등 = 다이어리에서 발견됐 듯 金중위는 부대원들의 북한군 접촉 사실을 잘 알고 처벌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부대원들의 '소대장 길들이기' 가능성은 물론 북한군 접촉사실을 놓고 갈등을 빚었을 가능성에 대한 전면 재조사 역시 사건 해결의 열쇠다.

◇ 정수리 타박상 = 金중위 정수리에서 발견된 가로 6㎝.세로 4㎝의 타박상에 대해 군 당국은 총격에 의한 두개골 골절로 설명하고 있으나 법의학 전문의 루이스 노 박사는 "외부의 충격이나 가격에 의한 것임이 틀림없다" 고 말하고 있다.

정제원.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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