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다오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가방에 넣어 전세택시에 싣고
群山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 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다오
- 황동규 (黃東奎.60) '풍장1' 중
연작시 '풍장' 은 마치 풍장의 장례가 그런 것처럼 오랜 시간이 걸렸다.
'풍장1' 에서부터 시 속의 화자 (話者) 는 풍장되는 자신을 어떤 감상 (感想) 도 스며들지 못하도록 차가운 이성으로 그리고 있다.
그 장례가 마치 나 자신이 아니라 타자의 그것처럼 대상화되는 것이 이 시의 의도이리라. 고군산 선유도 쯤에 풍장이 있어왔다.
'바람과 노는' 자아가 소원이던가.
고은 <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