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금감위장 회견]“후속 빅딜 가능성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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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융감독위원회 이헌재 (李憲宰) 위원장은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조조정 작업은 일단락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된 것" 이라며 "후속 빅딜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고 밝혔다.

다음은 李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가장 어려웠던 대목은 어디었나.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간의 빅딜이었다.

결국 삼성의 상용차부문까지 대우로 넘어가고, 대우는 오리온전기와 통신부문을 제외한 가전부문 전체를 삼성으로 넘기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자신실사 및 가격결정은 채권단 협의기구인 기업구조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기로 합의를 봤다. "

- 구조조정 작업이 일단락됐다는 것으로 봐야 하는가.

"이제 기본골격이 만들어졌을 뿐이다.

이제부터 결합재무제표와 사외이사회라는 제도적 장치를 바탕으로 국제시장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는 경쟁력있는 기업체를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

오는 15일까지 구체적 실천방침을 내면 사상 초유의 금융기관이 중심이 되는 기업관리 및 평가운영 작업이 시작된다. "

- 앞으로 재벌은 어떤 모습이 되는가.

"경쟁력있는 독립된 기업 연합체의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사업지주회사 형태로 갈 가능성이 있으나, 여신제한이 강화될 경우 지주회사가 동일인으로 취급받게 되는 어려움이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동일기업 내에 수십가지 사업부문을 둔 GE나 휴렛패커드와 같은 형태가 될 수 있다. "

- 오늘 합의된 내용에 만족하는가.

"이대로만 가면 바람직한 모습을 띠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략 23조원의 자산처분, 20조원의 유상증자, 2백60억달러 규모의 외자도입이 계획돼 있다. "

- 후속 빅딜은 있는가. 어떤 내용인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얘기할 성질은 아니다. "

- 부채처리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이 있는가.

"이해관계자들간의 책임과 손실의 분담이라는 기업구조조정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

- 재벌 총수의 사재출연 문제는 어떻게 되는가.

"약속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 "

- 정부의 이번 조치가 재벌소유지배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라고 볼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난 뒤 재벌의 신화가 다시 부활할 가능성은 없는가.

"쉽지않을 것이다. 소수 주주권이나 은행의 감시체제 등이 간단치 않은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

- 한계기업 퇴출로 인한 고용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데.

"분사 등의 돌파구가 있으므로 일률적 해고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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