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권선언 50년]인권 사각지대 아직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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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세계 인권선언이 채택된지 오는 10일로 50주년을 맞는다.

인권선언 반세기에 즈음해 전문가들은 "인권상황에 진전은 있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고 말하고 있다.

메리 로빈슨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은 "그동안 인권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들이 있었으나 세계에 미친 영향은 생각보다 적었다.

이는 우리 모두 부끄러워해야 할 일" 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도 코소보 지역에서 1천8백여명의 주민이 학살됐고 27만여 난민이 발생했다.

94년 아프리카 르완다에서는 1백만명이, 70년대 캄보디아에선 2백만명이 목숨을 잃었어도 국제사회는 이렇다 할 대응을 못했다.

국제사면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최소 55개국에서 약식 처형이 있었고 고문은 1백17개국에서 자행됐다. 경제적 빈곤은 인간다운 삶을 제약하는 또 다른 위협이다.

최근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15억 인구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연명하고 있다.

그러나 보스니아.르완다 학살 문제를 다루는 전범재판소가 개정되고 오는 2000년 대량학살.고문 등을 단죄할 국제형사재판소 (ICC) 를 설립키로 유엔에서 가결된 것 등은 진일보한 인권의식의 개가다.

칠레의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체포 역시 세계 인권상황 개선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7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국제사면위원회 등 1천5백개 비정부기구 (NGO) 의 역할이 강화되는 것도 바람직한 현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엔 총회는 9일 인권운동가 보호를 내용으로 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며 10일에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50년전 서명식이 열렸던 파리에서 공식 기념행사를 갖는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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