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신종 플루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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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세계 각국이 비상 방역체제에 들어갔다.

캐슬린 시벨리어스 미국 보건부 장관은 16일 “신종 플루가 올겨울 크게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학부모와 학교 당국도 자체적인 예방조치를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10월 15일까지 필요한 백신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들이 각급 학교를 예방접종 장소로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 덩컨 교육장관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어린이가 접종받을 수 있도록 백신이 공급될 것”이라며 “이들이 접종받을 수 있는 최적지는 학교”라고 말했다. 미네소타주 당국은 학생들의 손 씻기를 독려하기 위해 학교 내 모든 화장실에 물비누 공급기를 부착하는 등 구체적인 예방 조치를 마련했다.

프랑스에선 한 학급에서 3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오면 즉각 해당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기로 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휴교령 결정권은 지역교육감에게 위임했다. 교육 당국은 휴교령이 내려져도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3개월치 이상의 TV·라디오 강의교재를 마련했다.

인도 정부는 신종 플루 확산에 대비해 뭄바이 지역의 모든 학교에 1주일 휴교령을 내렸다고 AFP통신이 17일 전했다. 인도에서는 1000여 명이 감염돼 18명이 숨졌으며 특히 뭄바이가 포함된 마하라슈트라주에서만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도 정부는 또 유동 인구가 많은 뭄바이의 쇼핑몰과 영화관에 대해서도 3일간의 휴업결정을 내렸다.

◆백신 확보 총력전=미국의 백신 연구기관들은 최근 2500여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시험 접종에 들어갔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노바티스, 사노피-아벤티스 등 대형 제약업체들도 최근 백신 임상시험에 착수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바이러스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겨울 전에 백신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각 제약사들이 서두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미·유럽의 9000명을 대상으로 시험 접종에 들어간 글락소는 9월 중 관련 백신을 시판한다는 계획이다.

10억 달러 이상을 백신 구입 예산으로 배정한 미국뿐 아니라 각국 정부는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은 인구의 절반인 3000만 명을 대상으로 내년 초까지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프랑스는 백신 9400만 회분을 주문했고 캐나다도 구입 비용의 60%를 정부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5000만 회분을 확보키로 했다.

정용환·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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