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파산 신청 폭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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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불황이 계속되면서 올해 법원에 개인 파산을 신청한 건수가 사상 최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중 법원에 접수된 개인 파산 신청 건수는 모두 3759건으로, 지난 한 해 동안의 전체 신청건수 3856건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면책 허가율은 2000년 58%에서 2001년 68%, 2003년 89.5%로 꾸준히 증가하다 올 상반기에는 95.8%를 기록하는 등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497건으로 전체의 66.4%를 차지했고, 대구(304건).인천(177건).수원(157건).의정부(127건) 등이 뒤를 이었다.

개인 파산 제도는 현재의 경제적 능력으로는 빚을 갚을 수 없는 사람이 빚을 탕감받기 위해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하는 것이다. 빚을 탕감받기 위해서는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은 뒤 1개월 내에 면책 신청을 해야 한다.

대법원 관계자는 "파산 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경제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용불량자들을 정상생활로 복귀시키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법원 내에 확산되면서 면책 허가율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여전히 외국에 비해 개인 파산 신청 제도의 이용이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용불량자가 372만명이지만 개인 파산 신청자는 3856명으로 전체의 0.1%에도 못 미쳤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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