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관심 끌려는 동기 강해 여성 자살 실패율 높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더 많이 자살을 시도하는 것은 실제로 죽기를 원하기 보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 세인트루이스시 소재 워싱턴대학 의과대의 조지 머피 박사 (정신과)는 미 종합 정신의학저널 최신호에서 통념과는 달리 자살로 죽음에 이르는 여성은 전체 자살자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분석.

미국의 자살자는 연3만여 명으로 그 중 남자들이 4분의 3이다. 그러나 이의 10배나 되는 자살 시도자는 오히려 여성이 남성의 두 배다.

머피박사는 "자살 시도는 실제 죽으려는 것이 아니라 주의를 끌어 환경변화에 살아남으려는 행동" 이라고 지적한다. 살아남으려는 생각이 있으면서도 자살을 시도할 때는 남녀 모두 수면제같이 천천히 효과가 나타나거나 아니면 아예 죽을 가능성이 매우 적어 구조될 여지가 많은 방법을 쓴다는 것. 따라서 자살 성공률이 높은 권총 자살이나 목을 매는 것과는 뚜렷이 구별된다.

지금까지는 여성들의 자살 시도가 많은데도 정작 죽는 이가 적은 것은 남성보다 비효과적인 자살방법을 택한 때문으로 여겨왔으나 "자살한 여자들은 남자와 마찬가지로 총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통계를 볼 때 이는 잘못된 해석" 이라고 머피박사는 주장한다.

결국 처음부터 진정으로 죽고자 하는 여성들이 많지 않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게 그의 견해. 그는 "여성들이 죽음을 수단으로 해 주위의 주의를 끌고자 하는 것은 늘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문제를 털어놓고 도움을 얻고자하는 여성 특유의 성격 때문" 이라고 해석한다.

자살을 고려할 만큼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주위에 인식시켜 결국 자신을 돕게 함으로써 정작 목숨을 끊는 데까지 이르는 경우가 남성보다 드물게 된다는 설명이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