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6차 정·재계 구조조정간담회]재계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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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내주로 예정된 6차 정.재계 간담회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만큼 지난 5차례의 간담회와는 의미가 사뭇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의 강경기류를 반영, 정부측이 5대 그룹의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재계가 협조를 다짐하면서 부분적으로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형태가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정.재계간담회의 예상 쟁점과 이에 대한 재계 입장을 정리한다.

◇ 7개 업종 빅딜 = 일단 이번에 구조조정안이 반려된 석유화학. 항공기. 철도차량 등 3개 업종을 자구노력 등을 강화한 수정안을 내겠다는게 재계 입장.

그러나 항공기.유화에 대한 사업구조조정위원회의 지적중 '사업성이 없다' 는 부분에 대해서는 항공기는 방위산업의 속성상 사업성만 따지는 것은 불합리하며 앞으로 민수용 사업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확실히 하기로 했다.

또 유화는 합병에 따른 대형화가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을 강조하기로 했다.

철도차량은 인력.설비감축 규모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방침.

재계는 또 3개 업종의 부채 일부를 모그룹이 더 떠안는 방안도 검토중이나 일부에서는 '자칫하다간 모기업까지 부실화되는 것 아니냐' 는 반발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각 업종에서 외자유치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만큼 재무구조가 정부.은행의 시각보다 더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주장할 예정.

반도체는 정부가 시한을 연장해준 만큼 연내에 책임경영주체를 선정하겠기로 했다. 그러나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입장이 워낙 완강해 과연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재계는 7개 업종의 사업구조조정이 원활이 마무리되려면 채권은행이 금융지원을 통해 정상화에 적극 협조해야만 한다는 '윈 - 윈 전략' 을 강조하고 있다.

◇ 구조조정 전반 = 재계는 5대 그룹이 은행에 제출했던 기존 구조조정계획을 한층 강화한 수정안을 마련중임을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경쟁력 없는 계열사를 대폭 정리, 전체 계열사 수 감축 목표를 종전의 40% 수준에서 절반 가까이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빅딜 이외의 상호지급보증 해소나 부채비율 2백% 이내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방안은 현재 재계가 정부가 정해준 일정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정부가 이 일정을 지켜주면서 관리감독만 해 달라는 요청을 할 계획이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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