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무역 어떤 특징있나]수출감소속 흑자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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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심각한 불황 속에서 맞는 35회 '무역의 날' 은 갖가지 진기록을 내놓고 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수출은 나름대로의 성과를 보여 1백50억달러를 웃도는 곳이 3군데나 됐다. 무역 흑자도 사상최대 규모인 4백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1년전 경제가 만신창이가 돼 국제통화기금 (IMF) 구제금융을 신청한 가운데 수출부진으로 1백억달러.50억달러 수상업체를 하나도 내지 못했던 지난해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그러나 내용을 꼼꼼이 따져보면 마냥 좋아 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한국무역협회 조승제(趙昇濟) 이사는 "내년 수출이 그나마 지금 수준을 유지하려면 수입이 어느 정도 뒷받침 돼야 하는데 수입.수출 동반 감소 현상이 심화되는데다 환율 움직임도 불투명해 걱정이다" 고 지적했다.

올 수출의 주요 특징을 점검해 본다.

◇ 사상 최대 무역흑자 = 지난 90년 적자 반전 이후 8년만에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들어 10월말까지의 수출은 1천85억4천4백만달러로 지난해보다 3% 줄었지만 수입(7백66억6천8백만달러)은 무려 37.5%나 감소해 3백19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연말까지는 4백억달러 흑자가 가능할 것이란게 무협 전망. 이는 종전 기록인 88년 89억달러의 4.5배 수준이다.

◇ 40년만의 수출 감소 = 지난 58년 수출이 25.9% 감소한 이후 처음으로 3%가량 감소할 것으로 무협은 예상했다. 물론 일본.타이완.싱가포르 등이 9~12%의 감소율을 보인 것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지만 감소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 13개월째 계속 주는 수입 = 지난해 10월 이후 13개월째 월평균 30% 가량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입 감소는 무역흑자에는 기여하고 있으나 수출용 원자재수입마저 줄어들어 향후 수출 증가의 발목을 잡지않을까 무협은 우려하고 있다.

◇ 대미.대EU 교역 흑자 반전 = 대미 무역은 지난 93년을 제외하고 91년 이후적자였으나 올들어서는 지난달 말 현재 20억달러 흑자를 보이고 있다. 91년 이후 적자이던 유럽과의 교역에서도 올해는 10월말 현재 56억달러 흑자다.

유권하.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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