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전액 학교기부 학교버스 운전 외국인 대학총장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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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월급 전액을 학교에 기부하고 학교 버스를 운전하는 대학 총장님' - . 지난해 3월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종합대학교 총장에 부임한 충남천안시 나사렛대학교 백위열 (白偉烈.56.미국이름 윌리엄 패치) 총장은 부임 이후 월급을 써본 적이 없다.

월 2백94만원의 월급뿐만 아니라 보너스.강연 사례비마저 모두 학교 운영자금으로 내놓고 있다.

白총장의 자가용은 나사렛 성결 선교회 소유인 출고된지 8년이 지난 봉고차. 학교에서 마련해준 그랜저 승용차를 마다하고 봉고차를 직접 몰고 출퇴근하면서 등하교 길 학생이나 학교 방문객을 태워줘 그의 봉고차는 학교 공용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주변사람들의 말이다.

그는 외부에서 단체손님들이 찾아올 경우 학교 대형버스를 직접 몰고 안내도 맡고 있다.

73년 선교사로 한국에 첫발을 디딘 白총장은 이 대학 심리학과 교수 등을 역임하는 등 인생의 절반 정도를 한국에서 보냈다.

따라서 부인 백경희 (白慶姬.56.미국이름 게일 패치) 여사와 함께 천안시내 28평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에겐 한국이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나사렛대학은 미국 나사렛 성결교단이 54년 설립한 나사렛학원이 모태다.

白총장은 "생활비는 미국 교회에서 보내주는 한달 1천2백달러 (약1백60만원) 의 선교비만으로도 충분하다" 고 겸손해 한다.

白총장의 이웃 오재복 (56.천안시성수동) 씨는 "최근 봉고차를 몰고 출퇴근하는 외국인이 대학총장인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며 "白총장의 근검절약 정신은 이 시대의 귀감" 이라고 말했다.

천안 =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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