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이 6박7일로, 김정일 만날 때까지 ‘버티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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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호 01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5일 방북 일정을 하루 더 연장했다. 이번까지 네 차례나 일정을 연장한 것이다. 애초 2박3일 예정이던 현 회장의 방북 일정은 6박7일로 늘어났다. 방북 인사가 체류 일정을 네 번이나 연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정은 회장 방북 하루 더 연장

현대그룹은 이날 “현 회장이 방북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하기로 해 통일부에 체류 연장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연장 사유라든가 다른 상황에 대한 얘기는 전해들은 바 없지만 연장 요청이 와 승인했다”고 말했다.

14일부터 개성에 체류하고 있는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도 현 회장 일행의 일정에 맞춰 하루 더 북한에 머무를 예정이다. 조 사장은 이날 서신을 통해 “현지 사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연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회장의 구체적인 일정 연장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현대그룹 주변에서는 현 회장의 ‘버티기’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귀경 일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재 중단돼 있는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 관광과 관련해 이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한국 정부의 결정이 중요한 금강산 관광보다는 북한이 중단한 개성 관광의 재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는 분위기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현 회장이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아 김 위원장이 현 회장과의 만남을 피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13일에 이어 14일에도 김 부장과 만찬을 하며 대북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의 내용을 본 뒤 현 회장에게 최종 메시지를 보내려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늦어지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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