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실용] '절망에게 빼앗기자 않은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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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게 빼앗기자 않은 희망
정원준 지음, 울림사, 260쪽, 9700원

저자 정원준씨는 현재 호주에서 사목활동을 하는 기독교 작가라고 자신을 밝히고 있다. 국내 총신대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공군 군목활동을 거쳐 호주에서 활동 중이라고 한다. 사목활동을 겸해 “현대문명에 의해 황폐해진 사람들의 내면을 자연의 언어를 통해 회복시키는 글을 쓰는” 중이라고 하는데, 『절망에게 빼앗기자 않은 희망』은 우화의 틀에 담은 편안한 글 모음집이다.

“이 책을 쓰는 1년여 동안 나는 많이 절망했었다. 호주 타스마니아 섬에서 바다와 숲과 새들과 함께 사는, 그러나 절망의 고비에 갇혀있는 나에게 자연은 인생의 진리가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구체성이 결여된 이런 두루뭉술한 고백에서 간취되듯 그가 겪은 아픔이란 것의 실체가 다소 모호하다.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 보자면 감정이입과 설득력이 쉽지않다는 적지않은 약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학대 캠퍼스 뒷산에서 내일 죽으리라 결심했다는 젊은 시절의 고통에 대한 고백을 포함해 현재는 다섯 식구의 가장으로 변변하게 제대로 하는 일이 없어 힘이 들다는 체념 섞인 토로가 그렇다.

모두 116편의 짧은 글들을 사랑·행복·소망·지혜의 4개 장으로 분류해 실었다. 저자 자신이 ‘기독교 작가’라고 하니 바탕에는 다분히 기독교적 신념체계가 깔려있다. 글은 매우 쉬운 편이고, 비유 역시 간단하지만, 기독교 신앙을 가진 독자라면 공감이 어렵지는 않을 듯하다. 그가 호주의 섬 현지에서 찍은 사진을 책 갈피 마다 실었다. 본문 편집은 세련된 편이다.

조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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