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권총강도 여직원들이 또 '격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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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새마을금고 여직원들이 또 강도를 막아냈다.

지난 25일 낮 12시50분쯤 서울용산구서계동 만리시장 새마을금고에 권총강도가 침입, 현금을 강탈하려다 여직원 황수임 (黃秀任.27) 씨 등이 가스총을 쏘며 완강히 저항하자 달아났다.

여직원 2명만 자리를 지키던 점심시간에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들어온 범인은 몸을 구부려 권총을 꺼낸 뒤 창구 옆을 돌아 黃씨 등에게 접근, 돈을 요구했다.

이 순간 범인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黃씨가 책상 위에 놓아둔 가스총을 재빨리 들어 범인의 얼굴을 향해 발사했고 옆에 있던 직원 최한석 (崔漢錫.23.여) 씨도 파출소.경비업체에 연결된 비상벨을 누른 뒤 소리를 지르며 쓰레기통을 던지는 등 저항했다.

이에 당황한 범인은 권총을 든 손으로 黃씨의 목 뒤를 한차례 내려친 뒤 밖으로 달아났고 마침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던 이 금고 서정희 (徐正姬.34.여) 과장은 범인이 타고 도주하는 오토바이의 번호를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

상고를 졸업하고 6년째 이곳에서 근무해온 黃씨는 "당시 창구에 있던 5천만원 가량의 돈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며 "평소 강도에 대비해 책상 위에 놓아두었던 가스총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갔다" 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의 오토바이 차적을 추적, 宋모 (45.무직.서울용산구청파1가동) 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검거에 나섰다.

범행에 사용된 권총은 장난감인 것으로 보고 있다.

새마을금고연합회 (회장 柳瑢相) 는 黃씨와 崔씨에게 상장과 상금을 주기로 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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