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왜 추워지나]예년보다 0.5도 낮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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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금세기말 최악의 기상 재난을 몰고 올 것으로 예측됐던 라니냐 현상이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달 들어 1백3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면서 유럽 전역에 몰아닥친 살인적 한파는 라니냐가 지구촌에 위세를 과시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한반도 역시 올 12월 중순이후 잦은 한파와 폭설이 내습할 전망이다.

◇ 라니냐가 오면 왜 춥나 = 유럽의 한파는 북극에 위치한 한기 주머니가 남하했기 때문. 올해초 엘니뇨가 극성을 부렸을 당시 유럽.아시아 지역이 고온 건조한 상태를 보였으나 11월 이후 유럽.아시아 대륙이 급랭하면서 한기가 남하할 수 있는 호조건을 만든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결국 라니냐의 강화때문으로 풀이할 수밖에 없다는 게 기상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태평양 해수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강화되면 적도 지역의 무역풍이 더욱 세져 더운 바닷물이 반대편인 서태평양에 모이고 이 지역의 해수온도는 올라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동북아시아 지역 상층에는 강한 바람을 일으키는 제트기류가 자리를 잡게 돼 시베리아 지역의 한기가 자주 유입되며 유난히 추운 겨울이 찾아온다는 게 기상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해양대기청 (NOAA) 과 영국 기상청은 통계예측 모델을 통해 한반도 지역이 올 겨울 평년보다 0.5도 가량 낮은 저온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영국 기상청은 한반도를 한기가 모이는 중심부로 지목했다.

◇ 라니냐 발달 현황 = NOAA는 11, 12월부터 라니냐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는 등 대부분의 외국 기상기관들이 올 겨울 라니냐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1월 중순 현재 중태평양 지역의 차가운 바닷물이 페루쪽인 동태평양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내년 1~2월께 중.동태평양의 저수온 현상은 극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라니냐 = 페루 연안 어부들이 '귀여운 소녀' 라는 이름으로 불렀던 라니냐는 '엘니뇨' 의 정반대로 동태평양의 찬 바닷물이 치솟아 올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 최근의 라니냐 현상은 엘니뇨가 발생했던 87, 88년에 뒤이어 88, 89년 발생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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