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촌유원지 '리프트카' 방치로 사고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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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철거하든지 아니면 제대로 영업을 하든지…. " 대구시동구효목동 동촌유원지의 상인들은 몇년째 제대로 운행되지 않고 있는 '리프트카' 때문에 불만이 많다.

흉물로 방치된데다 안전 사고 우려마저 높기 때문이다.

동촌유원지 식당가의 동쪽끝에 설치된 리프트카. 바람이 불때 마다 카 (의자식으로 된 것)가 요동친다.

그러나 리프트카 밑에는 안전망 조차 없다.

9월말 태풍때 끊어진 뒤 보수를 하지 않아서다.

때문에 금호강식당 앞 도로 (너비 5m) 바로 위에 걸려 있는 2대의 리프트카는 공포의 대상이다.

사람과 차량이 지나 다니는 길위에서 대롱거려 언제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주민 金모 (32) 씨는 "리프트카가 수년째 제대로 운행되지 않고 있다" 며 "관리인 조차 없어 언제 사고가 날 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고 말했다.

리프트카가 출발하는 승강장도 폐허로 변한 지 오래다.

승강장의 1층 매점은 문이 부서진 판자로 막혀 있고, 내부에는 쇠막대기와 의자들이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 쓴 채 어지럽게 널려 있다.

이 리프트카는 대동삭도가 94년1월 준공해 94년3월부터 본격 운행을 시작했다.

동촌유원지와 금호강 건너쪽 검사동을 연결하는 것으로 길이 3백37m에 매달려 있는 카는 모두 53대. 그러나 리프트카가 아래로 늘어지면서 이듬해 5월 영업을 중지한 이래 매년 영업정지처분을 받아 제대로 운행 조차 못하고 있다.

안전검사를 제대로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면에서 안전보호망의 높이가 5m남짓 밖에 안돼 수위가 높아지면 위험하다는 것이 동구청과 교통안전공단의 지적. 그러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자 동구청으로부터 96년8월부터 3차례, 98년7월부터 또다시 3차례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정지기간은 모두 3백5일. 최근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9월30일 태풍 '얘니' 로 금호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안전망에 부유물이 걸려 이를 지탱하는 쇠줄이 끊어졌다.

끊어진 쇠줄은 금호강식당앞 물위에 떠 있는 2층짜리 용왕궁식당을 덮쳤다.

식당 주인 韓정규 (39) 씨는 "식당 지붕 등이 부서져 수리비가 1천5백만~2천만원에 이를 것" 이라 주장하고 "지난 18일 관련 공무원과 삭도업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대구지검에 냈다" 고 밝혔다.

주민들은 또 "카의 높이가 낮아 청소차에 타고 도로를 지나던 환경미화원이 걸려 다치기도 했다" 며 "정상적으로 운행을 하든지 아니면 철거해 달라" 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대동삭도측은 "경제난으로 승객이 줄어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 이라고만 말하고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영업정지 기간이 끝나는 12월22일까지 시설을 보완해 운영하지 않을 경우 면허를 취소해 철거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 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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