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콜록' 3주 넘기면 '만성기침'…정밀검사 받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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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감기 들기가 무섭다.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 가운데서도 감기 진단을 받고도 수 주씩 기침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의학적으로 감기란 일주일 정도 잘 먹고 잘 쉬면 대부분 낫는 병이다.

만일 3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는 '만성기침' 이면 정밀 검사로 기침의 원인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만성기침의 가장 큰 원인은 ▶축농증 ▶천식 ▶위.식도 역류. 따라서 이들 질병에 대한 치료를 먼저 해야 한다.

서울대의대 소아과 고영률 (高永律) 교수는 "기침을 3주 넘게 하는 경우 먼저 보호자는 환자의 기침이 심해지는지 덜해지는지, 하루 중 가장 심한 시기는 언제인지, 기침을 악화시키는 요인은 무엇인지를 관찰하라" 고 조언한다.

예컨대 만성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인 축농증인 경우 코가 목 뒤로 넘어가 후두를 자극해 기침이 나오므로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난 후 가장 심하다.

'음~음' 하고 목을 가다듬듯 하는 습관성 기침은 밤에는 전혀 하지 않는다.

천식은 자정~새벽 (3~4시)에 가장 심하다.

따라서 기침양상만 잘 알아도 번거로운 검사를 피할 수 있다.

축농증인 경우 진단만 정확하면 급성은 2주, 만성인 경우 6주간 항생제 치료로 완치된다.

인구의 5%가 앓고 있다는 천식은 만성병이므로 천식전문가에게 장기간 꾸준히 치료.관리해야 한다.

식도 아랫부위의 괄약근이 느슨해 위산이 식도로 올라오는 위.식도역류인 경우 제산제복용과 함께 잘 때도 머리를 약간 높게 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치료법. 최근엔 이런 병도 아닌데 감기 후 오랜 기간 기침하는 환자가 많다.

'요즘엔 감기가 좀 오래 간다' 는 의사의 설명을 듣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간혹 '만성기관지염' 이나 '기관지 과민반응' 등의 진단을 받기도 한다.

기침이란 기도 (氣道)가 여러 '자극' 을 받아 나오는 반사운동. 예컨대 감기.기관지염 때는 기도의 염증이 자극제다.

공해.담배연기.찬 공기 등을 들이마실 땐 오염물질이나 기후변화 때문에 정상인도 기침을 하게 된다.

병적 (病的) 인 기침은 ▶밤에 기침을 하거나 ▶갑자기 기침을 많이 하거나▶3주 이상 기침이 지속 되거나▶열.심한 가래.숨찬 증상 등이 동반되는 것. 최근의 만성기침은 이런 것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高교수는 "감기로 인해 기침수용체가 예민해진 상황이 오래가는 기관지 과민반응" 이라고 설명하고 "기간은 길지만 기침이 차츰 수그러드는 것이 것이 특징" 이라고 들려준다.

기관지확장제 등을 사용해 기침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면서 기다리면 차츰 증상이 사라진다.

高교수는 최근 이런 환자가 급증한 원인으로 환경공해.건조한 실내공기 등을 꼽았다.

어른인 경우엔 만성기관지염으로 인한 만성 기침도 흔하다.

K씨 (남.44) 는 "수년 동안 1년에 1~2달은 기침으로 고생한다" 고 말한다.

만성기관지염의 원인은 세균.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기관지 내 점막분비물이 계속 증가해 있기 때문.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내과 정만표 (鄭萬杓) 교수는 "겨울철엔 실내 외 기온차이가 심해 기관지가 더욱 예민해지므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고 설명한다.

이 경우 가장 중요한 일은 금연. 이 외엔 그때 그때 증상에 따라 처방받는 것이 좋다.

겨울철 기침 환자에게 좋은 환경은 높은 습도.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인 천식환자가 아닌 한 가급적 방안 습도를 높게 유지하도록 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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