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봉사회 한달 1번씩 장애인 '세상보여주기'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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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경신아, 저 밑으로 한강이 보이지. 빌딩들도 참 많네. " 20일 오후 2시 여의도 63빌딩 전망대. 성동구 한마음자원봉사회 박미경 (朴美京.34.여.성동구옥수동) 씨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최경신 (崔警新.6) 군을 가슴팍에 안고서 전망대 아래로 펼쳐지는 서울풍경을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있었다.

한참 울기만 하던 경신이는 빌딩들이 까마득히 내려다 보이는 게 신기했던지 어느새 울음도 그치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뀌었다.

이날은 자원봉사회 주부 25명이 성동구 성수1가에 있는 저소득층 장애아동 특수학교인 '예사랑' 에 다니는 어린이 10명을 데리고 바깥 구경을 나온 날. 6~8세의 이 아이들은 서울에 살면서도 집안이 어렵고 몸이 아파 먼길 나들이가 처음이었다.

뇌성마비로 유모차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김나래 (8.여) 양은 "전망대 밑으로 보이는 한강과 건물들이 너무 신기하다" 며 "우리들이 세상 구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엄마들이 너무 고맙다" 고 띄엄띄엄 말을 이어나갔다.

성동구에 사는 주부 1백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이 봉사회는 학교 앞에서 등.하교 지도를 하던 옥수1동 '녹색어머니회' 가 주축이 돼 지난 4월 만들어졌다.

매달 한번씩 관내 중증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여의도 한강둔치와 63빌딩.방송국을 구경시켜 주는 '세상 보여주기' 가 이들의 주요 활동이다.

뿐만 아니라 중증장애인 가정 40곳을 매달 방문, 정성스레 준비해온 밑반찬도 전달하고 있다.

주부들은 "우리들의 작은 정성이 외롭고 병든 아이들과 이웃들에게 큰 즐거움이 되는게 기쁘다" 고 흐뭇해 했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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