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금창리일대 플루토늄 흔적 확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미 양국은 북한 평북대관군금창리 주변의 핵 복합단지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채취한 물과 토사에 대한 공동 분석결과 지난 4월 이들 물질에서 플루토늄의 흔적을 확인하고, 해당 시설이 핵시설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94년 핵동결을 약속한 제네바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핵시설을 가동, 핵무기 제조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 또는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으로, 한반도 주변 정세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군 당국 관계자는 "한.미 양국은 평북대관군금창리 주변을 주시해왔다" 면서 "지난해 여러 경로를 통해 직접 입수한 여러 증거물을 통해 이들 시설이 플루토늄을 추출 또는 보관중인 핵시설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우리측이 입수한 증거물을 6개월간에 걸쳐 분석, 우리측에 그 결과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측 소식통은 "지난 4월 패트릭 휴즈 미 국방정보국 (DIA) 국장이 극비리에 방한해 분석내용을 브리핑했다" 고 밝혔다. 이들 증거물 수집과정에서 결정적 공을 세운 S모 중령이 지난 8월 화랑무공훈장을 받았으며 L모 예비역 대령과 K모 중령 등 2명은 인헌무공훈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무공훈장을 받은 사람은 이들뿐이다.

이같은 내용에 대해 국내 핵전문가들은 "플루토늄의 흔적을 확인했다는 것은 북한이 핵무기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이미 보유하거나 제조하고 있다는 유력한 증거가 된다" 며 "이 플루토늄이 94년 미.북한간 핵합의 이전에 이미 생산된 것이거나 아니면 합의를 어기고 재처리를 통해 추출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 고 말했다.

또 다른 정보당국 관계자는 "한.미 양국의 영변 북서쪽 핵복합시설에 대한 추적 결과 금창리에는 대형 원자로가 설치될 수 있는 굴착공사가 진행중이고, 인근엔 이와 별도로 지하 핵시설이 가동중임을 확인했다" 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당 시설에는 핵처리 시설에나 필요한 3천V의 고압선이 연결돼 있으며 우리측은 이 시설 건설에 참여한 관계자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한편 행정자치부 상훈과에 보관중인 상훈기록카드에는 서훈자들의 공적이 '첩보를 수집, 상부 보고 (함으로써) 국가안보 정책 및 대응전략 수립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해 국가안전보장에 공헌했다' 고 적혀있다.

그러나 행자부측은 구체적인 공적 내용에 대해선 모르고 있었으며 국방부 상훈 관계자는 "이들의 공적 내용은 기밀사항" 이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김교준.유광종.박승희 기자

제보 02 - 751 - 5222~7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