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맹호부대원들 11개월만에 6,334장 헌혈증서 모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헌혈은 생명이다 - ." 육군 맹호부대 장병들은 자신은 물론 가족들에게 급히 수혈이 필요한 위급상황이 닥친다해도 아무런 염려가 없다.

부대원들이 개인적으로 1~3장씩 가지고 있는 헌혈증서를 모아 헌혈증서은행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급한 일이 닥쳐 헌혈증서를 모은다고 법석을 떠는 것보다 헌혈증서를 평소 모아 관리하면 긴급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데 착안, 지난해 12월부터 전군 최초로 부대 안에 '헌혈증서은행' 을 설립, 운영중이다.

처음 4천48장의 헌혈증서로 시작한 은행은 11개월째인 지금은 6천3백34장의 헌혈증서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헌혈증서 지급 대상을 자신과 직계 존비속 및 인근 지역의 불우노인.영세민들로 정했다.

또 1장 기증시에는 50장, 2장은 1백장, 3장은 3백장까지 헌혈증서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 제대 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병들은 이렇게 모은 헌혈증서로 지난 6월과 8월에는 백혈병과 폐암 수술을 받는 전우의 부친 2명에게 헌혈증서 5백장을 전달했다.

또 지난 9일에는 인근 '가평꽃동네' 의 7순 무의탁 할머니의 수술을 위해 헌혈증서 4백장을 기증하기도 했다.

부대장 이광길 (異光吉.50) 소장은 "모범을 보이기 위해 헌혈 후 증서 3장

을 기증했다" 며 "헌혈증서은행을 운영하다 보니 장병 및 가족 등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생명존중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 것 같아 흐뭇하다" 고 말했다.

한편 이 부대 장병 2천여명은 백혈병 등 난치성 혈액질환자 치료를 돕기 위해 골수은행에 자신들의 골수를 기증키로 각서를 쓰기도 했다.

전익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