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유망주]9.양궁 이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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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마지막 대회에서 후회없이 선수생활을 마치고 싶습니다. " 지난 14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이은경 (26.토지공사)에게서는 '차분함' 이 배어나왔다.

눈매는 매섭지만 활을 당기는 모습에서 여유가 보인다.

"목표는 물론 개인.단체 2관왕이죠. 개인적으로는 은퇴를 앞둔 대회이기 때문에 마무리를 잘하고 싶습니다. 다른 대회 때보다 훈련도 많이 했어요. " 그러나 팀의 맏언니이자 주장인 이은경은 자기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

"물론 내가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 그렇지만 우리가 금메달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는 게 우선입니다. " 세계 최강인 한국양궁은 방콕아시안게임에서 남녀 대표 8명이 모두 금메달 후보다.

이은경 스스로도 개인전 라이벌로 정창숙.김조순.이미정 등 동료들을 꼽는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 양궁에 걸려있는 금메달 4개 (남녀 개인.단체) 를 독식한다는 목표다.

실력으로만 보면 독식은 당연하다.

이는 "기록상 상대는 없다" 고 자신한다.

단체전 라이벌로 중국이 꼽히지만 당황하지만 않으면 금메달이 문제없고 개인전은 더욱 확실하다.

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단체 금메달과 개인 은메달을 땄고 94년 히로시마대회에서는 개인 금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던 이은경. 특히 이는 방콕에서 4년전 히로시마대회 때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당시 단체전에서 무난히 금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기대했던 한국여자팀은 준결승에서 어이없이 인도네시아에 패했다.

"개인전을 마친 뒤 단체전을 앞두고 너무 마음이 풀어져 있었지요. 두번 다시 그런 실수는 없어야죠. " 83년부터 15년간 활을 잡았던 이은경은 아시안게임을 마지막으로 은퇴후 공부를 계속, 지도자로 나설 계획이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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