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슈 아시아 최강 박찬대 亞게임 엔트리서 제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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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 4년간 땀을 쏟았는데 무슨 날벼락입니까. " 한국 우슈의 간판 박찬대 (25.명지대)가 끝내 금메달의 꿈을 접었다.

박은 최근 대한우슈협회에 내분이 일면서 입상 가능성이 불투명한 종목이라는 대한체육회의 판단에 따라 지난 10일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경기도송탄시 송산초등학교 1학년 때 중국영화의 매력에 빠져 우슈를 시작한 박은 91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국내에서는 비인기종목에다 선수층도 엷은 우슈지만 93년부터 벌어진 세 차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낸 박은 세계 정상급 선수로 꼽힌다.

박이 방콕아시안게임에 유독 집착했던 이유는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종주국 중국선수에게 아깝게 패해 은메달에 그쳤기 때문. 박은 방콕 대회를 설욕의 무대로 삼고 지난 4년 동안 자신의 단점을 메우는데 구슬땀을 쏟았으나 결국 물거품이 됐다.

전능.남권.태극권으로 구분된 우슈에서 박의 주종목은 '우슈의 꽃' 이라 할 수 있는 전능부문. 전능은 전체적인 무술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장권, 장병기 (곤술.창술) , 단병기 (검술.도술) 등 세 종목으로 구성된다.

수려한 용모를 갖춘 박의 별명은 '명지대의 이연걸. ' 지난 9월 TV에 출연해 우슈의 멋진 동작을 선보인 박은 당시 3백통이 넘는 팬레터를 받기도 했다.

이제 자신의 진로를 영화쪽으로 돌리고 있는 박은 "아시안게임을 제패하고 은퇴하고 싶었는데…" 라며 말끝을 흐렸다.

박은 2남3녀 중 막내로 지난해 세상을 떠난 형 대신 중풍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모시는 가장이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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